등잔박물관
불과 50년 전 만 해도 호롱불과 함께 생활했던 우리의 저녁시간이 빠르게 현대화되면서 세월의 흐름속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 현재 관장님의 할아버지께서 사재를 털어 전국을 누비며 모아 온 각종 등잔들과 함께 그 시대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귀한 옛 것 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수원화성의 모습을 본 딴 박물관 정원에 놓인 다양한 모양의 맷돌들과 돌절구 돌구유가 우리를 반깁니다.
울퉁불퉁 얼굴모양의 신기한 석상과 운치있게 서 있는 소나무와 돌탑, 금붕어 연못까지 어우러져
박물관 마당부터 기분좋게 시작합니다.
박물관 입장
입장권은 1인당 5000원인데 어머니가 계셔서 할인받아 성인 4명이 18000원에 들어갔어요.
마침 해설사분이 계셔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행운을 얻었습니다.
등잔의 기원
인간이 불을 다루기 시작하면서 난방과 음식을 조리하게 되고 더불어 밤의 어두움을 밝히기 위해 횃불을 만들어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실내의 어두움을 밝히기 위해 처음에는 그릇의 형태에 식물성인 참기름, 들기름, 콩기름, 산초기름과 동물성인 생선기름, 돼지기름을 담아서 사용하다가 차츰 등잔이라는 용기를 사용하게 되면서 다양한 형태의 등잔의 나오게 된 것입니다.
부엌모습
먼저 외할머니댁에 있던 물건들로 채워진 부엌을 만났습니다.
그릇을 두는 장 위에 평소에는 달걀을 보관하다 병아리가 부화하면 담아두어 솔개로부터 보호했다는 소쿠리에 창문이 뚫린 것 같은 처음보는 물건도 설명해주셨는데 이름이 기억이 안나네요.
술을 증류하던 항아리, 부뚜막위의 호롱불, 벽에 걸린 괘등, 조앙신에게 공을 드리는 정한수를 떠 놓는 벽에 걸린 나무선반도 우리 엄마는 척척 맞추시는 센스쟁이가 되셨네요~^^
찬방
부엌 바로 앞에는 나무마루로 된 약간 높은 공간에 만들어진 음식을 모아두고 상을 차려내는 공간이 있습니다.
우리 시골에서는 말레라고 불렀는데 찬방이라고 합니다.
게의다리 모양을 했다고 이름 붙여진 게다리소반, 화려한 자개문양과 2단다리가 특징인 통영소반
높이를 맞춘 등잔대, 다양한 용도의 식기와 항아리들이 선반에 줄지어 있습니다.
감을 담아두고 식초가 되면 맑은 식초만 따라내서 쓰는 촛병도 신기합니다.
쌀을 보관하는 뒤주를 설명하시니 아들은 사도세자를 떠올리네요.
안방 등잔 불후리
안방마님이 기거하는 큰방에는 한지를 수십번 이어붙인 아름답게 장식한 바느질함과
마치 한개의 장 인 것처럼 무늬를 맞춘 2단장은 정교한 아름다움에 놀랍니다.
화장대와 화려한 수예품들과 우아한 병풍도 눈을 붙잡습니다.
병풍앞에 놓인 등잔은 고풍스럽고 세련된 모양으로 불후리라고 하는 가리개가 붙어 있어 문을 열었을 때 불이 꺼지는 것을 막아 주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나비모양과 꽃모양으로 바람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화로와 그 위에 놓인 인두는 다림질용인데, 사극에 물든 아들은 고문과 연관짓네요.
사랑방 서등
사랑방은 바깥주인이 기거하며 공부를 하고 손님을 접대하고 자녀교육을 하는 공간이라 책과 관련있는 등잔과 생활용품이 모여 있습니다.
대나무로 만든 새장같은 물건 두개가 나란히 있었는데 용도가 무엇인지 질문하셨는데, 토시아니었을까요 라고 금방 답을 내놓는 아들이 대견합니다. 옛날 옷자락이 길어서 더울 때 소매 안쪽에 끼고 있으면 시원해서 선비들이 사용했다고 합니다.
기품있는 병풍, 각종 서책과 약장, 담배를 담아 피우던 긴 곰방대, 멋들어진 화로, 거문고 같은 악기도 사랑방을 장식하고 선비들이 쓰던 갓, 탕건, 초립도 볼 수 있어 양반의 생활을 짐작해보게 합니다.
책을 읽는 높이에 맞게 키를 맞춘 도자기로 만든 촛대 서등이 서 있고, 먹을 갈던 벼루와 물을 한 방울씩 떨어뜨려 주던 연적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연적은 뚜껑이 없는 통으로 된 도자기인데, 양쪽에 아주 작은 구멍이 있습니다.
여기에 물을 채우는 방법이 무엇일까요~? 오늘 유일하게 못 맞춘 문제입니다.
해답은 물에 담가놓으면 된다고 합니다~^^
등잔박물관의 의미
일상적인 물건인 등잔의 풍부하고 매혹적인 역사를 조명하는 갤러리가 있습니다.
등잔박물관은 이 단순한 도구가 어떻게 인류 문명의 길을 밝혀왔는지에 대한 독특한 관점을 보여줍니다.
등불의 은은한 빛이 비추는 여행을 떠나 단순하면서도 심오한 이 물건이 주는 질문에 다가가 보세요
역사를 좋아하든, 예술과 디자인을 좋아하든, 단순히 호기심이 많든 등잔박물관은 유익하고 풍요로운 경험을 선사합니다. 등잔박물관에 들어서서 역사, 문화, 예술의 복도를 빛과 함께 걸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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